나무들은 병해충과 건조피해 등 여러가지 이유로 죽거나, 건강이 나빠지기도 한다. 일반적인 수목원이나 농원에서는 수목교체를 간단하게 결정할 수 있지만, 수목장에서는 수목교체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고인이 모셔져 있는 상징적인 수목이기 때문에 교체여부를 결정하기에는 깊은 고민과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인을 모신 추모목의 경우에는 일반 나무와 다르게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에 유족과 상의하게 된다. 고사한 나무는 교체해야 하지만, 고사하지 않은 나무를 교체결정을 단독으로 하지 못하며, 고인의 유족과 상의와 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먼저 수목의 수형과 건강이 나쁘면 유족에게 연락을 하여 현재의 상태와 예상되는 미래의 상태를 안내하게 된다. 그 뒤에 유족은 2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첫번째는 수목이 나아지길 기다리는 것이고, 두번째는 수목의 고사와 수형불량을 이유로 교체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첫번째를 선택하는 유족은 수목을 고인과 동일시하면서 기다리기에 마음씨 좋고 효자 같은 이미지로 여겨지고, 두번째를 선택하는 유족은 수목을 비석처럼 여기는 것처럼 생각하는 듯한 오해를 사기도 한다.
본인도 수형문제를 이유로 수목교체를 원하던 유족이 원망스러웠던 적이 있었다. 나무의사로서 나무가 죽이는 결정을 하니 당연스러웠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유족들을 많이 만나고 유족입장에서 생각하다 보니 수목교체를 스스로 권유할 때도 있게 되었다. 그 이유는 수목의 수형이 나쁘면 유족들은 추모목을 보면서 더 상처를 받고 되기에 건강한 나무로 유족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는게 더 나을 수도 있고, 장차 고인을 먼저 보낸 슬픔을 이겨 나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사한 수목은 유족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올리고 수목교체를 하지만, 수형이 나쁜 수목은 최대한 정중하게 유족의 의견을 묻고 교체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유족들도 수목교체를 한다는 부담감을 엄청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많이 아픈 나무의 경우에는 수형이 다시 풍부해 지는데 3년 이상이 걸릴 나무들이 꽤나 많기에 상황을 설명하고 오히려 수목교체를 권유하기도 한다.
나무의사로서 나무가 죽게 되는 것은 마음이 아프지만, 유족의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해서 수목교체를 단언하고 교체 권유한 적도 있다.
수목장에 고인을 모신 유족분들이 계시고, 이 글을 보시게 된다면... 수목장의 수목교체를 너무 나쁘고, 부담 갖지 않았으면 한다. 고인을 기리는 마음은 숭고하고 아프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살아있는 유족들이 마음을 보살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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