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추모관에 부임하는 계절은 겨울이었기에 딱히 수목관리를 할 내용이 없다보니 토양조사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였다. 그런데, 토양조사를 하면 할 수록 헤갈리기만 했다.
'내가 공부를 너무 안했나?? 내가 배운 것과는 너무 다른데?'
배운 내용과 너무 다른 상황에 여기저기 책을 뒤져보고 정보를 찾아다녔으나 어디에서도 그에 대한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수목장을 조사한 논문이나 자료가 거의 전무하였기에 교수들과 나무의사들에게 물어보려 다녔고, 열흘정도 헤매고 나서야 답이 보였다.
우리나라의 토양은 일반적으로 산성 토양이다. 산성토양은 소나무가 살기 좋기 때문에 소나무가 전국적으로 많다. 소나무가 전국적으로 많다보니 소나무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나무처럼 여겨져서 그런지 수목장 수목의 대부분은 소나무류 이다.
그런데, 수목장의 토양은 다른 곳의 토양과는 특수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내가 속한 유토피아추모관은 2006년 부터 수목장을 시작하였는데, 초기에는 산을 깍아서 만들어서 산성토양이었는데, 수목장이 넓어지면서 인공흙을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토질이 사질토로 물이 쑥쑥 빠지는 흙이 되었다.
게다가, 수목장에 장사를 지낼때는 분골한 가루를 나무아래의 흙과 섞어서 묻게 되는데, 수목장을 하는 행위가 토질을 장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었다.
인체의 뼈는 염기성이 강한 인산칼슘으로 땅속에 들어가서 수목장 흙이 염기성토양으로 변하고 , 수목이 자라나는데 강력한 비료가 되었다.
게다가, 매년 석회비료를 뿌렸기에 토양의 염기성화는 더욱 강해져만 갔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석회비료를 뿌리는게 맞는 것이겠지만, 수목장 토양에 대한 조사가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치명적인 실수였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기존의 수목관리자분이 매우 열심히 관수를 했기 때문에 나무에 큰 피해는 없었다는 것이다.
수목의 관리기록을 살펴보니, 과도한 농약사용과 불필요한 비료시비 등으로 토양과 수목이 힘들어할 내용이 많았다. 그래도 잘 버텨준 나무들이 고맙기도 하다. 아마, 수목장의 고인분들이 지켜준 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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